Amazing girl, R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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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by 이루다


내가 하고 싶은 것 Diary





나의 비겁함을 은자다움으로 포장하며 뒷걸음 쳐 왔었다.
말만 그럴 싸 하게, 그러나 절대 먼저 나서서 실천은 하지 않은,
누가봐도 떳떳치 못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었다.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생각으로 끝내는 그런 흔한 사람.
나는 특별하다. 나는 고귀하다. 나는 멋지다. 나는 이쁘다. 나는 아무튼 뭔가 다르다.
자존심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 그 위용에 흠집이라도 낼 까,
나를 스스로 그렇게 감싸돌고 감싸돌았다.

핑계를 대자면 수만가지의 타당한 이유로 변호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난 어쨌든 비겁했다.
나도 나 자신을 잘 모를 때,
남들이 치켜세움을 넙죽 받아들인 것이 잘못이었다.
그 결과 나는 이렇게 뒤늦게 뼈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이가 들어 방황이 더더욱 무서운 것은
이젠 아무도 내가 회복되기까지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내 부모도, 내 누이도, 내 친구도.



그러나 이런 비겁한 나에게도 조금도 후회되지 않는 한가지가 있다.
한스 카스토르프가 마의 산에 머물 듯,
나는 진정한 내 청춘의 끝 무렵을 상징하는 이 순정에 머물렀었다.
지금 이 나이에 만나, 이 시간, 이 공간에서 그대와 나눴던 무언가들.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원대한 계획이 있었지만 남들은 '이따위'라고 일컫는.
한 때 지나갈 열병에 그것을 무너뜨린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었고, 정말 온전히 했던 일은 이것 하나이지 않을까.

나는 좀 더 마의 산에 머물면 안되는 것일까.
이 순간 분명히 알 수 있는 나의 욕망은 이것 하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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